글의 구조는 ‘글의 힘’을 결정합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구조’를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부터 휘갈기듯 써 내려가고, 한참 쓰다가 문장의 흐름이 끊기거나 방향을 잃어버립니다. 그러고 나서야 다시 처음부터 수정을 반복하게 되죠. 이처럼 글이 자주 꼬이고 산만해지는 이유는 글을 쓰기 전에 ‘뼈대’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은 단순히 문장이 예쁜 글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글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철저하게 구조 설계에서 비롯됩니다. 글의 구조는 글을 짓는 건물의 설계도와 같습니다. 아무리 예쁜 단어와 문장이 있어도 구조가 부실하면 무너지게 되어 있죠.
이번 회차에서는 초보자도 실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글의 구조 설계법을 소개합니다. 글을 쓰기 전 어떻게 틀을 잡아야 할지, 구조 설계는 왜 중요한지, 도입-전개-결론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차근히 풀어 설명드리겠습니다.
글쓰기는 ‘흐름 설계’다
글쓰기란 본질적으로 독자를 한 방향으로 안내하는 작업입니다.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 정보와 주장 등을 독자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하려면 글 전체가 흐름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 흐름은 단어 수준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문단과 구성, 이야기 전체의 틀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글에는 명확한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는 단순히 순서가 아니라, 독자와의 대화를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글을 읽는 사람은 ‘왜 이 글을 읽는지’, ‘무엇을 말하려는지’, ‘결론적으로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글을 통해 이해하길 원합니다. 이 과정을 설계하지 않으면 글은 금세 흩어지고 맙니다.
도입, 전개, 결론 – 세 가지 구성 요소의 역할
글의 뼈대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구성 요소는 바로 ‘도입-전개-결론’입니다. 이 세 요소는 모든 글의 기본 틀이며, 어떤 장르든 형태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 세 단계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각 요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면, 글의 방향성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도입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문입니다. 이 글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장면입니다. 도입이 흥미롭지 않으면 독자는 뒷부분을 읽지 않고 이탈합니다. 그래서 도입에는 궁금증, 문제제기, 사례, 질문 등이 들어가야 독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전개는 글의 중심입니다. 핵심 메시지를 풀어내는 단계로, 문제에 대한 설명, 논리적 전개, 예시, 비교, 설명 등이 이 부분에 포함됩니다. 전개가 설득력 있게 구성되지 않으면 글은 중심을 잃고, 독자는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전개 부분에서는 글의 흐름과 문단 구성, 연결어 사용이 특히 중요합니다.
결론은 독자가 무엇을 남기고 돌아가야 할지를 정리해주는 부분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거나, 글쓴이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독자의 행동이나 생각을 유도하는 문장으로 마무리되어야 글이 인상적으로 마무리됩니다. 결론이 약하면 좋은 내용도 흐지부지 끝나버리죠.
글을 쓰기 전, 구조를 먼저 그려보라
글의 구조 설계는 글을 쓰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다가 막히는 이유는 구조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는 ‘이 글이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를 먼저 설계해야 합니다. 단순한 글이라도 머릿속에 ‘도입 → 전개 → 결론’이 잡혀 있다면 훨씬 안정된 글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의 기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구조를 먼저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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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비 오는 날이 주는 감정, 개인적인 감정 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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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구체적인 에피소드나 기억, 그때 느꼈던 감정, 주변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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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그 기억이 오늘날 나에게 주는 의미, 혹은 그날 이후의 변화
이러한 흐름이 정리된 상태에서 글을 쓰면, 중간에 방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완성도 있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구조가 명확한 글은 ‘읽는 리듬’이 있다
잘 설계된 글은 읽는 사람이 ‘리듬감’을 느낍니다. 단락이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고, 하나의 문단 안에 하나의 주제만 담겨 있어 독자가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각 문단이 다음 문단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전체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문단마다 중심이 되는 ‘주제문’을 먼저 정하고, 그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것입니다. 문단이 늘어져 있지 않고 구조가 딱 잡힌 글은, 설사 표현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훨씬 전달력이 강합니다.
구조 설계를 훈련하는 실전 방법
글을 쓰기 전에 작은 메모지나 노트에 다음의 구조로 글의 개요를 적어보는 훈련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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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 한 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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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에 어떤 이야기를 넣을지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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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에서 어떤 근거, 사례, 정보가 들어갈지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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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에서 강조할 메시지와 독자에게 주고 싶은 인상 정리
이러한 구성은 블로그 글, 에세이, 자기소개서, 기획안 등 모든 글쓰기에 활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쓰고 난 후에는 구조대로 글이 잘 짜였는지 체크하면서 수정하는 것이 퇴고의 핵심이 됩니다.
마무리 – 글의 구조가 생각을 정리한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글도 정리되지 않습니다. 구조가 흐트러진 글은 아무리 문장이 예쁘고 표현이 세련돼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반면, 생각을 구조화하고 그 구조에 따라 글을 전개하면, 메시지가 명확해지고 글 자체에 힘이 생깁니다.
글을 쓰기 전 5분만 투자해서 구조를 설계해보세요. 그 5분이 1시간의 퇴고 시간을 줄여주고, 훨씬 설득력 있는 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을 쓰기 전의 설계는 습관이 되면 나중에는 머릿속에서 자동화되므로, 지금부터 그 훈련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글쓰기 미션
당신이 최근에 겪은 ‘인상 깊은 하루’를 주제로 글을 써보세요. 다만, 아래의 구조에 맞춰 미리 글의 뼈대를 설계한 후 글쓰기를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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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그 하루가 특별했던 이유나 시작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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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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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그날 이후 달라진 점, 또는 느낀 바
구조를 먼저 정하고 쓰는 글과, 아무 계획 없이 쓰는 글의 결과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