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내용은 좋은데, 문장이 좀 어색해요.” 혹은 “글이 너무 장황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좋은 소재와 구조를 갖춘 글이라 해도, 문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독자의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문장력은 단순히 ‘예쁜 문장’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다. 문장력은 글의 전달력을 높이는 힘이며, 독자의 리듬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이자 설득력의 핵심이다. 이번 회차에서는 문장을 어떻게 다듬어야 글이 훨씬 더 잘 읽히는지, 그리고 실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장 다듬기 전략들을 살펴본다.
문장은 ‘길이’보다 ‘명료함’이다
많은 사람들은 문장을 길게 써야 지식 있어 보이고, 잘 쓴 것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독자의 집중력은 떨어지고, 핵심은 희미해진다.
문장을 쓸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기준은 ‘이해하기 쉬운가’이다. 이 기준을 기준으로 삼아 문장을 짧게,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다듬는 것이 문장력 향상의 출발점이다. 특히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나 칼럼에서는 길고 복잡한 문장보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 훨씬 효과적이다.
문장을 다듬는 기본 원칙 3가지
첫째, 한 문장에는 하나의 생각만 담는다.
하나의 문장에 여러 개의 메시지를 동시에 넣으려 하면 독자는 혼란을 느낀다. 한 문장 한 생각, 이것이 문장의 기본 원칙이다. 긴 문장은 둘로 나누고, 문장 속 문장은 없애자.
둘째, 구체적인 단어로 바꾼다.
‘좋다’, ‘많다’, ‘빠르다’ 같은 추상적 단어는 읽는 사람에게 막연한 인상을 준다. 가능한 한 수치를 넣거나, 시각적으로 그려지는 단어로 바꾸면 독자의 이해도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하루 평균 5만 명이 조회한다’로 바꾸는 것이 좋다.
셋째, 불필요한 꾸밈말을 줄인다.
‘정말’, ‘매우’, ‘굉장히’, ‘어쩌면’ 같은 부사와 수식어가 지나치면 문장이 늘어지고 힘이 빠진다. 불필요한 꾸밈말은 삭제해도 문장이 더 강해진다. 오히려 문장 하나하나가 ‘직설적이고 단단한 느낌’을 주게 된다.
실제 문장 다듬기 예시
다음은 자주 보게 되는 과잉 표현의 예시이다.
원문:
“요즘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매우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지나치게 수식어가 많고, 핵심이 희미하다.
수정문: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한다.”
혹은, 조금 더 구체화해서
다듬은 문장: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 5시간을 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다.”
이처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문장을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전달력과 신뢰도가 달라진다.
문장을 잘 쓰는 사람들의 공통 습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문장을 다시 읽는 습관’을 갖고 있다. 글을 한 번 쓰고 그대로 넘기는 법이 없다. 문장을 소리 내어 읽거나, 문장을 한 줄 한 줄 ‘듣듯이’ 읽어보며 리듬을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단어를 바꾸거나, 문장을 자르고 붙이고 다시 구성하는 퇴고가 이루어진다.
또한, 그들은 자주 읽힌다. 문장력을 높이기 위해선 많이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이 읽는 것이다. 잘 다듬어진 문장을 눈에 익히면, 어느 순간부터 그 문장이 내 것이 된다. 일상 속에서 기사, 칼럼, 책을 보며 ‘이 문장은 왜 잘 읽히는가’를 자문해보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좋은 문장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린다’
문장력을 높이고 싶다면, 무엇보다 ‘감각적인 문장’을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감각적이라는 건 감정에만 호소하는 게 아니라, 시각적·청각적 이미지가 떠오르는 문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너무 피곤했다.”라는 문장보다 “발끝이 저릴 정도로 하루를 버텼다.”는 문장이 훨씬 생생하다. 추상적 감정 대신 육체적 감각, 구체적 행동, 장면 묘사를 사용하면 글은 더 현실적으로 읽힌다.
이러한 문장은 독자의 공감을 유도할 뿐 아니라, 글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에세이나 스토리 기반 글에서는 ‘보이는 문장’, ‘느껴지는 문장’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문장력을 키우는 실전 훈련법
첫 번째 방법은, 기존 문장을 다시 써보는 것이다. 좋은 문장을 모아두고, 그 문장을 내 방식대로 바꿔 써보는 훈련은 매우 효과적이다. 뉘앙스는 유지하되 단어 선택이나 문장 배열을 바꿔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브런치 작가의 글에서 인상 깊은 문장을 찾아 그것을 내 식으로 바꾸어보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하루 3문장 쓰기 훈련이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문장 3줄로 요약해보는 연습을 매일 한다. 단순히 ‘무슨 일이 있었다’고 쓰는 것이 아니라, 감정·상황·느낀 점을 3문장 안에 담아내는 것이다. 이 훈련은 짧지만 핵심을 담는 문장 쓰기에 탁월하다.
세 번째는, 나쁜 문장을 고치는 연습이다. 일부러 어색한 문장을 수집하거나 만들어두고, 그걸 더 나은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문장의 기준’이 내 안에 쌓인다.
마무리 – 문장은 ‘쓰기’보다 ‘다듬기’에서 완성된다
처음부터 잘 쓰는 문장은 없다. 대부분의 훌륭한 문장은 첫 문장이 아니라, 열 번 넘게 다듬어진 문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듬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쓰기보다 중요한 건 고치는 일이다. 초고는 솔직하게, 빠르게 써내려가되, 문장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자세로 다시 읽고 다듬어야 한다. 그렇게 쌓인 문장력이야말로 당신의 글을 ‘읽히는 글’로 만들어줄 것이다.
오늘의 글쓰기 미션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다음 문장을 고쳐보세요.
원문:
“오늘 하루는 정말 피곤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하루였다.”
이 문장을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바꾸어 보세요. 예를 들어 ‘꽤 괜찮은’이라는 말 대신 어떤 장면이나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생생한 문장을 만들기 위한 훈련입니다.